2015
인간들과 어울려보려던 2014년의 시도는 만신창이가 된 건강으로 끝났다. 무너지지 않은 세계속에 아직도 살고 있는 인간들을 보는 것 자체가 나의 인생을 더 비참하게 만든다. 골방에 틀어박혀 세상을 멀리하는 것 보다 더 현명한 선택은 없다. 인간들을 만나고 나면 더 깊은 절망과 고독속으로 떨어진다. 인간들과도 멀리하고, 나 자신으로부터, 나의 욕망, 절망, 비참함, 한심한 환경, 그 모든 것들로부터 멀어져야 한다.
인간들이 지긋지긋하고, 나 자신이 지겹다. 나의 하찮은 존재, 한심한 생활이 지겹다.
나를 잊어버릴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지워버릴 수 있다면, 그러면 견딜만해질 것인가. 죽음을 생각한다. 자주. 태어난 날을 저주한다는 욥의 구절이 생각난다. 성경에서 제일 인간적인 부분이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저주하는 독백이라는 것은 아이러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의 탄식. 존재에 대한 역겨움. 지겨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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