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끝난다. 언젠가는.
이 지겨운 인생도 언젠가는 끝난다. 나는 영원히 살지는 않는다. 이 세상에서. 이 육체도 언젠가는 작동을 중단하고 쓰러질 것이다. 버려진 차처럼. 나는 이 세상에서 빠져나갈 것이다. 언젠가는.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나의 육체가 무너지는 순간, 이 세상도 사라질 것이다. 나에게는. 나의 의식을, 존재를 지우개로 지워버릴 수 있다면 좋겠다. 모든 것을 잊어버릴 수 있게. 내가 존재했다는 사실 조차 지워버릴 수 있다면 좋겠다. 세상을 지워버리고 싶다. 모든 것을. 모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