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8일
2014년 7월 18일 오후 2시 30분
나는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대화 상대가 없고, 밤에 한 이불을 덮고 체온을 나눌 여자가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진다.
아이들이 커 갈수록 현실이 나의 목에 걸고 있는 밧줄도 점점 느슨해진다. 회사에서 하루 9시간씩 앉아 있어야 하는 생활에서도 결국은 탈출하게 될 것이다.
매일 출근 하는 자가용 안에서 인간들을 바라 본다. 짧은 치마를 입은 젊은 여자들을 본다. 추하게 생긴 외국 여행객들을 본다.
오직 이 인생만이 전부이며, 죽고나면 아무 것도 없다는 뉴튼의 물리학, 기계적 세계관을 종교처럼 믿고 있는 인간들을 본다. 뉴튼을 읽은 적이 없고, 아인슈타인을 읽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그들과 나는 다른 점이 없다. 다만 인간들은 9시 뉴스를 믿듯이 학교에서 배운, 남이 토한 지식을 기준으로 자신들이 발을 딛고 사는 세계를 상상하고 믿는다는 것. 나는 매일 뉴스에서 반복되고, 인간들이 암묵적으로 확인한다고 해서, 낡은 우주의 해석이 사실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인간들이 만들어낸 원시적인 측정도구에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실체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그들과 나의 차이점이다.
학교에 가기 싫어서 지구가 멸망하면 좋겠다고 말하는 둘째 아들처럼, 나도 사무실 옆사람에게 핵폭탄이 터져서 다 죽어버리면 좋겠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그는 내가 진심을 말한다는 것을 모른다.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