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나는 진공상태와 비슷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 나에게 익숙했던 과거는 희선이 병들고, 죽은 후부터는 사라져 버렸다. 나의 미래는 알 수 없지만, 희미하게 예상할 수 있는 나의 만년은 혼자 살다가 죽는 노인의 모습이다.
어떤 여자가 다시 나의 인생에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정상적인 여성을 유인할 수 있는 요소가 내게는 없다. 젊음, 미래, 돈.
그러나 친구에게서 들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는 신기하다. 나도 한번 흘낏 본 그 남자는 돈도 없고, 나이도 나보다 많다. 특출한 외모도 아니다. 그러나 돈이 많은 노처녀가 반해서, 같이 살고 있다. 금전적 문제와 외로움이 해결된 것이다.
왜 나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왜 나는 혼자 살다가 죽을 것이라고 예감하는 것일까? 결국은 운명에 대한 예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되돌아보면 희선이 먼저 죽을 것이라는 전조 같아 보이는 일들이 과거에 있었던 것처럼. 지금 이 시간에서 컴컴한 미래를 바라 볼 때도 나는 비슷한 예감을 느끼는 것이다.

Comments

Popular posts from this blog

6월

June 23, 2016

Life goes on and I am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