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후

내가 희선과 보낸 시간들. 내가 희선과 만들었던 경험들. 그 모든 것을 다시 만들어낼 수는 없다.
희선에 대해서 생각하는 빈도가 줄어든다. 절실히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내 인생의 패턴이었다. 이제 희선의 죽음에 대한 기억이 나를 잔인하게 후벼파는 힘이 줄어들었으니, 오히려 꿈 속에서 희선을 다시 만날 가능성이 커지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진다.
멀리 여행을 가서, 스위스로 출장을 가서, 희선과 떨어져 있었지만, 서울에 희선이 있다는 생각이 머리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던 매년 6월의 해외출장. 그때처럼 지금은 희선이 멀리 출장을 갔다고, 나는 잠시만 있으면 다시 희선을 만난다는 그런 자기암시를 해도 될 것이다. 눈깜짝할 사이에 흘러버린 희선과의 19년처럼, 나의 앞으로의 19년도 금방 지나갈 것이다. 인생에 FF 버튼이 있다면 반복해서 눌러서 시간을 빨리 감고 싶다. 모든 것이 끝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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