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아비의 주말
희선이 가지 않았더라면 인생의 지금 이 시기부터 내가 희선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거라 생각된다. 애들은 토요일에도 이제 나하고 보내는 시간보다는 친구하고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지호는 자기 방에서 친구와 함께 기타를 치고 있고, 승호는 친구들과 PC방에 있다. 시력검사를 하기 위해 1시까지 병원에 데려가려고 했지만 둘다 싫다고 해서 실갱이를 하다가 결국에는 다음 주에 가기로 했다.
1999
희선이 있었더라면 주말에는 둘만의 시간이 많아졌을 것이다. 희선과 나, 둘 다 더 이상 애들이 매달리지 않는 늙다리가 되어버렸겠지만 둘이 있었다면 외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는 나만 남았다. 이미 사춘기에 들어선 때부터 애들이 나보다는 친구를, 바깥 세상을 더 좋아하는데, 성인이 되어 자기 짝을, 더 많은 친구를,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나는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이게 나에게 남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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