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할 수 없는 인간

내가 세상을 향한 문을 닫아버린다고 해서 나 자신을 비난할 수는 없다. 내가 아닌 남이었다면 나는 이 인간을 동정했을 것이다. 이 인간이 제대로 인생을 꾸려가지 못한다고 해서 비난할 수 없다.
첫 해는 쇄골이 부러지고,
다음 해는 아내가 생존기간이 1년인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되고,
그 다음 해부터 3년간 아내를 살리기 위해 죽을 힘을 다 썼지만 실패하고,
남은 것은 아들 둘 딸린 홀아비 신세로
아내가 죽은 후 2년이 지난 남자.
나는 이런 인간이 우울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세상사를 허무하다고 느낀다면 그것도 이해한다. 자살충동을 느낀다 해도 이해한다.
세상을 향한 문을 닫아버린다면 그것도 이해한다.
아니 오히려 제대로 문을 닫고 살 수 있는지 지켜 볼 것이다. 자신의 내면 세계 속으로 깊게 들어가는 것은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어지러운 머리로 세상과 어울려 자신을 잃는 것보다는 오히려 내면 세계 속으로 깊숙이 잠수하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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